스페인, 포르투갈 38일 캠핑카 여행_ 3. 스페인 도착, Orbaneja Del Castillo
산 탄데(Santander)에는 아침 일찍 도착을 했다.
배 안에서 3일 동안 제대로 된 운동을 못해서 온몸이 찌뿌둥했는데, 아침 일찍 샤워도 하고 간단하게 아침도 먹고 짐 정리도 하면서 부산하게 움직이니 몸도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배를 빠져나와 시계를 보니 8시 반이 채 되지 않았다. 4월을 눈앞에 둔 3월 말인데 아침 기온이 벌써 20도다. 더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는 남편과 나는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하지만 30도 미만이면 그래도 추운 날씨보다는 나을 거라며 머릿속 긍정 회로를 돌려본다.
걷는 걸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여행하는 곳의 자연을 보며 트레킹 하는 것이 여행의 큰 기쁨인 사람들이어서 우리가 가보지 못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주요 도시들을 방문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걸을 수 있는 좋은 곳을 찾는 것 또한 이번 여행의 큰 부분이기도 했다.
그래서 스페인 북부의 칸타브리아 산맥(Cordillera Cantábrica)의 한 부분인 피코스테 유로파(Picos de Europa) 쪽에서 일정을 1주 정도 따로 잡았다.
사실 스페인 북부에는 칸타브리아 산맥보다는 피레네 산맥 쪽이 좀 더 가보고 싶었지만, 그러면 너무 오랜 시간 북부 쪽에만 머물러야 하기도 하고, 그라나다를 기준으로 스페인 남동부, 바르셀로나를 포함함 스페인 동부 쪽은 가지 않고 산 탄데(Santander)로 올라오기로 했기 때문에 여행 동선도 좋지 않아서 피레네쪽은 나중에 프랑스 남부 쪽 여행을 할 때 가기로 했다.
피코스테 유로파(Picos de Europa)로 향하기 전에 산 탄데(Santander)에서 멀지 않은 오르바네하 델 카스티요(Orbaneja Del Castillo)를 들러서 하루 머물기 하고 가는 길에 주유도 하고, 장도 보고 현금도 조금 인출했다.
산탄데에서 2시간여를 달려서 도착한 오르바네하 델 카스티요는 병풍 같은 기암절벽과 동화 속에 나올듯한 폭포와 개울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이었는데, 주변의 산을 걷는 코스나 암벽 쪽을 가는 코스도 많았지만, 이곳은 잠시 들르는 일정이어서 마을을 구경하면서 주변을 조금 걷기만 하기로 했다.
비수기에는 주차장이 무료이기도 하고 캠핑카들이 night stay가 가능해서 넓고 전망 좋은 곳에 편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주차장 규모로 봐서는 여행시즌에는 정말이나 많은 사람들이 올 것 같은데, 평일이기도 했고, 3월 말, 아직은 본격적인 여행 시즌이 아니어서인지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히 느릿느릿 마을 주변을 둘러보기에 좋았다.
차로 돌아와서는 스페인 마트에서 사 온 차이니즈 레디밀과 레드와인으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여행일정을 정리하면서 여유 있고 차분하게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